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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웹 서비스적인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등록일 조회수 4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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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서비스적인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Ⅰ

연+재+순+서
1회 2004.1 | e비즈니스 진화와 웹 서비스
2회 | 비즈니스의 벌판에서 서비스를 찾아라
3회 | 웹 서비스의 그림을 그려라

e비즈니스 진화와 웹 서비스

많은 이들이 웹 서비스를 강조한다. 덕분에 우리 주변에는 어느새 웹 서비스 기술로 넘쳐나는 것만 같다. 그런데 정작 그 기술이 어떻게 쓰이는 것인지, 과연 웹 서비스가 말하는 서비스는 어디에 존재하고 누가 만드는 지 까마득하다. 웹 서비스는 본래 특정 기술에 상관없는 자동화된 비즈니스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태어났건만 우리들 기술공동체는 SOAP이나 WSDL 같은 눈에 보이는 기술만을 너무 편애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번 연재에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기 위해 기술 이전으로 돌아가서 e비즈니스와 웹 서비스의 관계와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서비스가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현재 많은 대형 벤더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웹 서비스 표준들을 짚어보려 한다.

최진호 | calmglow@calmglow.net |포스데이타 e-Biz 연구소에서 ebXML 및 웹 서비스를 연구 중이며 철강산업 부분의 ebXML 적용에 힘쓰고 있다.

 

지난 1999년은 닷컴 열기가 유령처럼 한국 사회를 배회하던 때였고 수많은 벤처회사 생성 러시와 함께 기존 회사들도 홈페이지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던 터라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 났었고 필자 같은 HTML과 자바스크립트 기초 기술밖에 모르는 애송이조차 손님 대접을 받으며 어깨를 으쓱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장밋빛 꿈을 실천하던 수많은 프론티어들의 화두는 단연 e비즈니스였다. 사람들은 2000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이었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성공신화를 읽으며 e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벤처에 투신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하여 e비즈니스의 역사는 시작됐건만 닷컴 열기가 꺼지면서 사람들의 환상도 사라지고 지금은 언제쯤 다시 불을 지필지 모르는 IT 불황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IT가 불황의 바닥을 전전하고 있는 이 시점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e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숨 고르는 기회의 발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누군가 숲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맨 처음 하는 일은 무엇인가? 우선 발을 멈추고 선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도 이젠 서서 주위를 둘러볼 때가 되진 않았을까?


태초에 웹이 있었다

e비즈니스가 처음 생겨났을 때 기업들은 인터넷을 기존에 있던 브로셔나 카탈로그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생각했다. 기업 홈페이지 방문객들은 그림과 텍스트로 이뤄진 페이지를 보며 기업의 업무 영역, 제품, 연역, 사무소 위치를 보는 정도가 전부였다. 기업은 단지 간단한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며 웹에 발을 담근 것이다.

기업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자 다른 용도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모이면 당연히 판매를 해야 한다. 더구나 인터넷에서 판매하게 되면 마케팅 비용과 점포 유지비나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시장은 탄생했다. 그리고 그 시장의 점포는 닷컴이라 불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웹과 사용자의 상호 트랜잭션이 일어나서 수많은 커뮤니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정보의 확장을 최초로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기업 정보 시스템

이제까지 기업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기업을 경쟁자로만 인식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형에 따라 동종 산업간, 혹은 자신의 산업과 전혀 별개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증대할 수 있다는 c커머스(Collaborative Commerce)가 대두하게 됐다. 이를 테면 카드사와 항공사 간에 공동으로 행해지는 마일리지 제도라든지, 국내 항공사와 호주 관광청이 합작으로 광고하는 호주 관광 광고 등이 그 예이다. 그리하여 ‘협업’이라는 단어는 e비즈니스를 상징하는 대표어가 됐다. 혼자서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업무를 다 처리하는 구시대적인 기업은 c커머스로 비용을 낮추고 경쟁력을 높인 기업의 좋은 먹이거리가 된다.

그렇다면 협업을 누구와 어떻게 할 것인가? 협력은 이해관계에 의해 맺어지고 이익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c커머스를 하는 기업은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현재의 관계 맺음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며, 오늘의 납품회사는 내일의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효율적인 기업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열을 올리게 되었다.

궁극적으로 기업은 내부 프로세스를 통합관리하고 고객정보를 획득하고 공급망에 대한 관리를 효율적으로 함으로써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 세 가지, 리엔지니어링과 고객정보 획득, 공급망 관리가 바로 기업정보 시스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며 이제는 거의 모든 이들에게 익숙한 용어인 ERP, CRM, SCM(최근에는 SRM이라고도 한다) 등이 바로 기업 정보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구축한 기업 내의 정보 시스템들이 한계를 보였다. 즉 광속으로 변해가는 비즈니스 요구를 발맞추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1년 이상을 투자해서 개발한 정보 시스템이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따른 요구사항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완성된 형태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보 시스템을 제공하는 시장이 확대되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이며 판매를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생산, 공급망을 따로 놓고 관리할 수 없으며 이 모든 것을 통합된 시스템 안에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을 때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 그러나 업무별로 시차를 두고 만들어진 정보 시스템 간에 통합이 어렵다는 점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됐다. 더구나 기업간 협업이라는 e비즈니스가 당면한 과제 앞에서 과연 기업간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한 심도있는 화두가 e비즈니스의 진화 앞에 던져진 것이다.

선택받은 자 웹 서비스(Neo)

난 솔직히 네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너무 궁금하고 흥분돼. 만약 모피어스의 말이 맞다면.. 네가 바로 ‘그’라면... 넌 굉장할 거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기대되는군. - ‘매트릭스’에서 탱크가 네오에게 건넨 대사 중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업의 e비즈니스화를 추진하면서 당면하게 된 문제는 크게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gration)와 B2B의 문제라 할 수 있다. EAI는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해야 하는 문제에 당면했다. 예를 들어 자바와 유닉스, 윈도우 기반의 시스템이 서로 다른 부서에 혼재해 있고 통합에 대한 요구가 있다면 일은 정말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플랫폼의 문제는 그나마 수많은 노력에 힘입어 해결이 비교적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마우스 클릭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수많은 밤샘 작업이 개발자를 기다리고 있다.

B2B에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EAI에서 제기되는 플랫폼의 문제는 고스란히 안고 있으면서 그 외에 정보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표준이 없어서 기업간의 자유로운 협업을 가로막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금융권에서 활발하게 진행중인 방카슈랑스의 경우 같은 금융산업 간의 협업조차도 동일한 상품을 표기하는 코드가 서로 달라서 서비스 구축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대부분의 작업이 이러한 상호 간의 문서 변환에서 소요되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는 앞으로 우리에게 있을 어떤 거대한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은 더 많은 다른것이며 거기에서 발생하는 플랫폼이나 문서,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불일치에서 오는 어려움은 더더욱 극심해질 것이 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e비즈니스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라 할 수 있다.

상호운용성이 주는 세상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은 고객이 보기에 대단해 보이지 않겠지만 하나의 제품이 생산되어 집 앞까지 배달되는 과정은 수많은 기업의 보이지 않는 협업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우리는 제품 자체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포함하는 좀더 포괄적인 다양한 기업들의 서비스 묶음을 구매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통해 자동화된 협업으로 효율성을 높이려 해도 서로 간에 사용하는 거래 언어가 다르고 거래 방식이 저마다 제각각이라면 마치 바벨탑 짓다 언어가 달라 뿔뿔이 흩어졌던 옛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수 십 년 동안의 과제가 바로 상호운용성이었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등이 태어나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복잡성과 확장성 부족, 만만치 않은 유지비용 등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세상은 오랫동안 웹 서비스를 기다려온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일반적으로 IT 벤더들이 주장하는 분산객체 기술의 한계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e비즈니스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 중에 기술적인 부분은 아주 작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기술은 시장이 원할 때 대안을 제시할 의무와 자세가 되어 있다. 문제는 시장이 어떤 것을 어느 시점에서 원했느냐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시장은 e비즈니스를 발전시켜 오면서 분산객체 기술의 발전을 요구한 게 아니라 그 이전에 비즈니스 언어와 방식의 표준 정의를 원했고 상호운용성의 요구사항을 위해 기술은 기존의 분산객체 기술을 그에 맞게 발전시킨 것이다.

필자는 웹 서비스에 대한 연재를 시작한다면서 처음부터 본 단락까지 웹 서비스라는 용어의 사용을 극히 자제하였다. 필자의 의도는 e비즈니스의 진화의 단계상 우리가 특별히 웹 서비스라는 용어를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금 상호운용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 되었음을 독자들이 이해하게 된다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웹 서비스’만이 대안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웹 서비스의 궁극의 목표는 이 상호운용성의 실현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e비즈니스의 진화를 거쳐서 상호운용성이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재의 문제를 이야기하였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웹 서비스는 상호운용성이라는 임파서블 미션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필자는 크게 ‘표준’과 ‘느슨한 연결’이라는 특징을 웹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웹 서비스를 조금이라도 접해 본 독자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웹 서비스 관련 표준들에 질려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로 성격이 비슷한 표준을 내용과 이름을 달리하고 벤더별로 혹은 표준화 단체별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웬만해서는 표준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수월치 않으며 대체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이고 이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반대로 말한다면 그만큼 웹 서비스에서 이 표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상호운용성이란 다른 말로 하면 호환성이며 전 세계 어떤 산업, 어떤 기업의 어떤 플랫폼과도 이러한 호환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서로 같은 정보 단위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표준이 없다면 웹 서비스는 무의미한 것이며 때문에 많은 국가와 벤더가 이 표준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만약에 가정 내의 전기 콘센트가 TV 따로 냉장고 따로 각각의 고유 콘센트를 가져야만 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우리는 220V 콘센트에 TV도 연결하고 게임기도 연결하고 냉장고도 연결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e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기업은 수익이라는 목표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하이에나’와도 같다. 따라서 고정된 협력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상대(콘센트)와 연결할 수 있고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었다. 만약 기업 정보 시스템이 무조건 A 고객사와 특정 방식으로 연결을 고정시켜 놓았을 때 B고객사와의 거래에 대한 시장의 새로운 요구가 발생시 이미 이 기업은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는 것이기에 기업 정보 시스템의 ‘느슨한 연결(Loose Coupled)’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특성이 되었다.

느슨한 연결은 더 확장되어 문서 기반, 그리고 비동기적인 특성을 유발하는 웹 서비스의 속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때로는 느슨한 연결과 문서 기반, 그리고 비동기적인 특징을 세 가지로 묶어서 웹 서비스의 특징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 세 가지는 느슨한 연결이라는 특성 하나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나머지는 느슨한 연결을 위한 방법이라 해야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웹 서비스는 어떻게 기업의 e비즈니스 환경을 바꿀 것인가? 첫째로 웹 서비스는 기업이 통합의 문제에 있어 비즈니스 자체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단어에 IT 기술을 뜻하는 ‘e’가 붙은 합성어이다. 결국 주가 되는 것은 비즈니스 자체이건만 이제까지 기업 비즈니스의 높은 요구사항에 불완전한 e는 항상 쫓아가기 바쁘고 e비즈니스의 걸림돌이 되어왔기에 e비즈니스의 이상을 공유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림 2>는 백제, 신라 양 기업이 서로 구매사와 판매사가 되어 구매 절차에 해당하는 전자문서들을 송수신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림처럼 백제와 신라는 서로 비즈니스 문서(구매주문, 구매주문 접수, 구매주문 처리, 수신확인)만을 주고받는다. 여기에는 어떠한 기술적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신라는 백제가 내부적으로 자바를 사용하든 유닉스를 사용하든, 그리고 어떤 기술적인 컴포넌트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백제와 신라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서로가 비즈니스 거래를 제대로 한 건 완수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즉 웹 서비스를 제대로 적용할 경우 백제와 신라는 서로 비즈니스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기에 누누이 강조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

상상해 보자. 제대로만 웹 서비스가 구현될 경우 기업들은 e비즈니스를 함에 있어 기술에 종속될 필요도 없고 수많은 기술 개발자를 고용할 일도 없게 될 것이다. 생산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길 원하는 생산자나 더 많은 생산자에게 부품을 공급하길 원하는 공급사나 더 많은 마일리지 제공업체를 원하는 카드업체나 필요한 것은 약간의 탐색하는 수고와 연결에 필요한 계약 절차뿐인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웹 서비스가 제대로 구현될 경우!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가 못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꿈같은 e비즈니스의 희망을 가로막는가? <그림 2>를 다시 보면서 다음 항목들을 생각해 보자.

◆ 표준화된 용어 코드

◆ 비즈니스 프로세스

희망을 가로막는 ‘거시기’들

독자들은 영화 ‘황산벌’을 보았는가? 못봤다 해도 아마 신문이나 TV를 통해 영화에 대한 짤막한 지식 정도는 접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영화 황산벌의 백미는 대사중에 나오는 ‘거시기’에 있다. 거시기란 말은 국어사전에는 대명사나 감탄사로 분류되지만, 그 쓰임새가 신묘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딱히 적절한 말이 생각나지 않거나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적시해 요구를 하기에??후’ 언어이다. 문제는 거시기란 말은 상대방과 일정한 교감이 전제되지 않으면 그 뜻을 짐작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필자는 황산벌에 등장하는 거시기에서 e비즈니스의 희망을 가로막는 거시기를 발견하였다.

용어와 절차의 표준 : 갑옷을 거시기하라

계백 장군의 전략이 병영에 전달되었다. “우리의 전술전략적인 거시기는 한 마디로 뭐시기 할 때꺼정 갑옷을 거시기한다.” 이 무식한 지시를 뜻밖에도 백제군 병사들은 ‘죽을 때까지 갑옷을 절대로 벗지 않는다’로 신통방통하게 알아듣고는 결연한 마음가짐의 자세를 다진다. 반면에 거시기의 뜻을 짐작하지 못하는 신라군은 전혀 내용을 알아듣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는 먼 옛날 지리적으로 서로 가까이 있는 두 나라 사이에도 언어의 장벽이 높았음을 실감할 수 있다. 언어가 다르고 의미가 다르면 그 속에는 협력보다는 오해와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웹 서비스의 용어 문제도 마찬가지다. 같은 업종의 회사라도 서로 제품이나 문서를 표시하는 코드가 다르고 나라마다 다르다. 다른 업종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우리가 꿈꾸는 환상의 e비즈니스 세상, 즉 모든 비즈니스 처리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동적으로 협업을 처리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일단 업종간 국가간에 사용하는 비즈니스 용어의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표준어 하나도 정착시키는 데 몇 백 년이 걸렸는데 범세계적인 이런 거창한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도 꾸준히 표준화에 대한 노력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결코 요원하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표준에 대한 문제는 용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만약 e비즈니스에서 견적요청 문서를 보냈는데 엉뚱하게 주문승낙 문서가 도착하거나 송장이 도착한다면 제대로 거래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가 알아서 적절한 서비스를 선택하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표준화된 용어코드’의 문제처럼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통일되어 서비스들끼리 혹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에이전트들끼리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필자가 언급한 ‘용어’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통일은 결국 서비스 간에 서로 순수하게 비즈니스적인 대화들을 자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사항들이다. 이것들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웹 서비스의 궁극의 목표였던 상호운용성은 실현될 수 없다. 때문에 두 가지 요소를 만족하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웹 서비스 관련 스펙들이 진행 중이며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진행 중이다.

웹 서비스의 발전을 가로막는 게 저것뿐일까? 아니다. 표준 확립에 끼어드는 너무 많은 기업 이권 개입부터 시작해서 적당한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개발 방법, 툴, 미들웨어, 보안 등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이야기는 아직 본 장에서 꺼낼 주제는 아니므로 최대한 생략하고 일단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국한된 웹 서비스의 문제점부터 이야기해 보자.

웹 서비스의 세 가지 관점

너희는 가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 마태 28, 18-20

이제까지 필자는 e비즈니스가 발전해온 자취와 웹 서비스의 주요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다소 지루한 내용일 수도 있었지만 개념적인 내용을 되짚어 본 이유는 웹 서비스를 이야기하면서 비즈니스적인 접근없이 시작하면 자칫 수많은 표준 기술의 홍수 속에서 흥미를 잃고 갈피를 못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벤더나 IT 리더들은 닷컴 붕괴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IT의 가치를 이 비즈니스와 웹 서비스의 절묘한 만남에서 찾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발빠른 자취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그들과 같은 고민선상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IT는 성장할 만큼 성장했고 너무 일반화되어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여전히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으되 과거처럼 기술 자체만을 위한 기술 혹은 고객의 개별 요구에 대응하는 수준의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와 융합되어 움직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만 그러다보니 많은 대형 IT 벤더들은 저마다 자기 고객이나 전략에 어울리는 웹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여러 표준화 단체들도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웹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어서 수없이 많은 웹 서비스 기술들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기에 우리가 확실한 기준없이 그들의 기술을 습득하면 제대로 된 웹 서비스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본 연재를 시작하는 첫 회에 독자에게 웹 서비스를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비즈니스, 서비스, 기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웹 서비스는 비즈니스라는 인간적인 형체에 IT 기술이 결합된 사이보그를 꿈꾸는 개념이다. 우리가 접하는 웹 서비스 관련 기술과 문서에는 비즈니스 요소와 플랫폼 종속적인 기술 그리고 서비스 개념이 혼합되어 있어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어떤 부분에 속하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때문에 비즈니스와 서비스 그리고 기술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웹 서비스를 바라본다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림 4>처럼 웹 서비스의 메타 모델에서 중심은 단연 서비스이다. 서비스는 고객의 비즈니스적인 요구사항과 기업 내부 정보 시스템의 기술적인 부분을 설계 구현하여 서비스화하는 중심점 역할을 한다. 왼쪽의 비즈니스는 바로 비즈니스 요구사항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어떤 절차에 의하여 비즈니스 전문가와 서비스 설계자에 의하여 설계되고 런타임시 오른쪽의 ‘기술’ 파트에서 설계된 서비스와 플랫폼 종속적인 기술을 이용하여 서비스가 구현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나 IBM, 썬, HP 등이 전면에 내걸고 있는 e비즈니스 비전들 대부분은 이런 메타 모델의 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표준화 단체들의 워킹 그룹이나 기술들도 이 세 모델 중 하나에 속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특정 기술이나 개념을 이해할 때 앞의 메타 모델의 관점에서 바라볼 경우 큰 틀 내에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모델을 통해 기업은 자신의 협업의 목적과 전략에 맞게 웹 서비스를 설계 구현할 수 있다.

신혼부부의 집들이, 그리고 e비즈니스

기업이 앞선 웹 서비스 모델을 통해 e비즈니스를 구현하는 방식은 신혼부부의 집들이와 유사하다. 신혼부부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손님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집들이를 하기로 하였다(협업 결정). 부부는 총 몇 분의 손님이 올 지를 파악하고서 아내는 접대할 음식 목록을 계획한다(전략 수립). 아내(비즈니스 전문가)는 결정된 음식을 장만하기 위한 재료를 파악하고 현재 냉장고에 있는 것(레거시 컴포넌트)만으로 가능한지 아니면 시장에 가서 재료를 사야 할지를 살피며 요리책을 뒤져가며 잊어버렸던 요리법을 익힌다(비즈니스 설계). 이제 남편(서비스 담당자)은 시장(서비스 저장소)에 가서 필요한 음식 재료와 음료수를 사온다(서비스 재사용 및 구매). 아내(구현자)는 남편이 사온 음식 재료와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하여 요리하기 시작한다(서비스 구현). 손님이 왔다. 남편은 마중을 나가고 손님들을 접대하며 요리를 나른다(협업 시작). 집들이는 성공하고 수많은 화장지 셋트가 창고에 쌓인다(비즈니스 성공 및 이익 창출).

일반적인 기업 상황도 이 상황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예를 들어 백제기업이 웹 서비스를 이용한 e비즈니스의 목표인 상호운용성과 능동적인 변화 관리를 구축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만약 백제기업이 이미 내부 정보 시스템은 부분적으로 통합이 되어 있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업의 목표와 전략을 확인하고 내부적으로는 전사적인 통합을 위한 내부 프로세스 파악과 외부적으로는 영업망과 고객 관리를 위한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일이다. 이 부분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인데 이 부분을 담당하는 이들은 기업 내부 비즈니스 전문가들과 서비스 설계 전문가들이 주를 이룰 것인즉 이 설계 부분에서 만들어진 비즈니스 설계도는 중간 모델인 서비스 모델에 입력되고 이 입력을 가지고 서비스 설계자와 테크니컬 전문가들이 뭉쳐서 구현을 하게 되며 최종 웹 서비스가 탄생하는 것이다. 즉, 웹 서비스가 비즈니스 요구사항으로부터 설계되고 기술 부분을 토대로 구현되는 전체적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추상화한 것이 <그림 4>라 할 수 있다.

보통 처음 웹 서비스의 세계에 발을 딛는 개발자나 IT 전문가의 경우 대부분 앞의 모델에서 보았을 때 웹 서비스를 분산객체 기술의 발전된 형태라는 이해로 출발하고 기술적인 면을 먼저 보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점점 깊이가 더해지면서 웹 서비스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상향식 접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고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서적들 대부분은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강조한 것과 같이 웹 서비스를 움직이는 원동력과 원인은 e비즈니스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기 때문에 너무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다보면 수많은 표준의 정글 속에서 자신이 꼭 필요한 부분을 찾지 못하고 헤매기 일쑤이다. 따라서 본 연재는 웹 서비스의 메타 모델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여 서비스 모델로 향하고 아울러 아키텍처적인 그림 속에서 서비스를 파악하고 각 벤더의 기술적인 부분으로 접근해가는 방식을 택하려 한다.

흡연 프로세스 모델링?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여 웹 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은 처음 웹 서비스를 대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그런 건 경영학도의 영역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시대는 점점 비즈니스와 프로세스 기반의 개발자를 요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라고 너무 거창한 것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다음 연재에는 흡연자라면 익숙할 흡연 과정 그리고 담배를 구매하는 행위를 모델링하면서 웹 서비스에서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그에 수반하는 여러 새로운 개념들과 스펙을 분석해보기로 하자. 관심있는 독자는 잠시 짬을 내어 자신이 흡연하는 과정을 흐름도나 UML의 Activity Diagram으로 그려봐도 좋을 것이다.

여전히 식지 않는 웹 서비스

웹 서비스는 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감자이다. 이쯤되면 사그라질 것도 같건만 여전히 희망은 웹 서비스밖에 없다고 말을 하면서도 기업에의 적용 상황은 아직도 실망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웹 서비스가 풀어가야 할 문제는 산재해 있고 너무도 많은 기업들의 이익이 걸린 글로벌 표준의 문제를 안고 있기에 웹 서비스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웹 서비스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여전히 장밋빛이기에 결국은 희망을 걸어보게 된다.

중간 중간에 이해를 위해 부연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지면관계상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 부족한 부분을 수시로 채우고자 하니 필자의 부족한 견해로 잘못된 부분이 있었거나 의견을 나누고자 하는 독자는 필자의 블로그(http://calm glow.net)를 이용해 주길 바란다.

정리 | 박은정 | whoami@korea.cnet.com

[ e비즈니스와 e커머스 ]

e비즈니스라는 용어는 e커머스(전자상거래)나 인터넷 비즈니스, 인터넷 상거래 등 유사용어와 명확한 구분없이 혼용되어 사용되곤 한다. 광의에서 보면 모두 비슷한 뜻 같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다른 의도로 만들어졌다. 전자상거래는 가상공간에서 모든 경제 주체 사이에서 인터넷과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전자적으로 이루어지는 상거래 행위와 지원 활동을 총칭한다. 즉, 단순한 마케팅, 판매, 구매에 한정한 인터넷 행위의 개념임에 반해 e비즈니스는 전자상거래보다 상위 내지 광의의 개념으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기업의 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 e비즈니스를 처음 일반 대중에게 알린 곳은 IBM으로서 IBM은 e비즈니스를 기업간의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중심으로 기업간의 정보공유와 의사결정모형을 통합한 확장된 전자상거래의 연결로 정의하고 있다.


[ 방카슈랑스란? ]
프랑스어로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되어 온 제도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2003년 하반기부터 도입되었다. 방카슈랑스를 통해 은행은 고객에게 예금, 대출, 투자상품 및 보험에 이르는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며, 보험사는 판매채널의 개선으로 인해 보험료 인하와 상품의 용이성을 통해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방카슈랑스는 기업간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e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는 데 자주 언급되는 예이며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기업들이 협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시도할 것이다.

참+고+자+료

글로벌 e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ebXML, 김채미, 최학열, 2001년, 대청
전문 개발자를 위한 자바 웹 서비스, 윤석현, 최진호, 2003년, 피어슨
http://msdn.microsoft.com/webservices, MSDN Webservices Developer Center
http://www.zapthink.com/, ZapThink
http://www-136.ibm.com/developerworks/webservices/, IBM DeveloperWorks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