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데이터 기술 자료

데이터 기술 자료 상세보기
제목 로보 어드바이저, 인간과 공생일까 경쟁일까?
등록일 조회수 5214
첨부파일  

로보 어드바이저, 인간과 공생일까 경쟁일까?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주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의 직관과 경험을 통한 주식투자를 능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씩은 해보았을 것이다. 꿈만 꾸지 않고 직접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험해 보는 사람들도 인터넷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의 열풍과 함께 이 분야에서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바로 로버 어드바이저(robo-advisor)의 등장이다.



지난 3월에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맞대결은 ‘인공지능’을 대중의 관심거리로 등극시켰다. 특히 인공지능이 인간 대표에 승리를 거둠에 따라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될 날이 한층 다가왔음을 깨닫게 해 주었고 어떤 산업에서 어떤 일자리가 없어질지에 대해서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기도 하였다.

금융부문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바로 그것인데 금융위원회가 자문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로보 어드바아저를 언급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자문업 활성화 방안 중에서 로보 어드바이저의 내용은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나 우연하게도 알파고 열풍과 겹쳐지면서 인기를 끄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자문사의 투자수익률이 ‘인간’ 펀드매니저가 운용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능가하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주요 경제신문사는 경쟁적으로 로보 어드바이저와 인간 펀드매니저간 투자대회를 열고 있다.



사람을 대신하는 금융자문 서비스

로보 어드바이저가 국내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일지 모르나 은행, 증권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몇 년 전부터 도입을 검토해 왔고 최근에 구체적인 실체가 등장했다. 미국에서 탄생한 로보 어드바이저는 이미 미국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말 그대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여 금융자문을 해 주는 것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닌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프로그램 등 로봇에 의해 자문서비스가 제공된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자의 위험회피성향, 투자목적, 목표수익률 등을 분석해 적합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지금까지 금융자문서비스는 주로 프라이빗 뱅커(PB)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로보 어드바이저가 등장함에 따라 자산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일반대중에게도 확대되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IT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아니라 기계가 자산관리를 대신해 줌으로써 자문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이 감소한 까닭이다. 한정된 수의 프라이빗 뱅커에 의해 자문이 제공될 경우 PB 서비스는 일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자문수수료도 비쌀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전통적인 자산관리회사들은 투자가능 자산규모가 적어도 25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로보 어드바이저는 10만 달러 이하의 고객을 주요 목표 고객으로 한다. 최근에는 1만 달러 정도의 자산에 대해서도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자산관리회사도 생겨났다.

한편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자체적인 수요 증가도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켰다. 금융환경이나 금융상품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로보 어드바이저가 담당하게 된 것이다. 특히 디지털 수단에 익숙하고 자산증식이 목적이지만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던 젊은 고객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로보 어드바이저는 기계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수수료가 저렴하다. 미국의 전통적인 자산관리회사들이 투자관리 및 자문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수료로 관리자산 규모의 약 1%를 수취하는 데 비해 로보 어드바이저 자산관리회사들의 수수료는 이들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자산관리회사인 Wealthfront가 요구하는 최소투자금액은 5000달러에 불과하고 자산관리수수료가 1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에 대해 연간 0.25%로 저렴하다. 거래수수료나 계좌유지수수료도 없다.



시스템 트레이딩과 어떻게 다른가

그러나 로보 어드바이저가 대중의 인기를 끄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높은 수익률에 있다. 최근까지 이들 로보 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지수 등 벤치마킹 수익률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이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고객의 투자자금을, 검증되고 정형화된 알고리즘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직접 최적의 자산배분을 하고 운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서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고객이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성향에 맞게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자산배분을 하며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등의 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펀드 매니저 등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오류를 배제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산을 매매하고 자산관리를 수행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다.

심지어 손실을 유발하여 세금절약효과를 극대화하여 수익률을 제고하는 tax loss harvesting 기법이나 거래빈도를 최소화하여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장치도 내재화되어 있다. 이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정해진 매매규칙으로 자동으로 주식 등을 매매하는 시스템 트레이딩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복잡하고 발전된 개념이다. 다시 말하면 시스템 트레이딩은 로보 어드바이저의 부수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소수정예 SW 개발자들의 작품

이들 로보 어드바이저를 운용하는 온라인 자산관리회사들은 구글, 페이스북 등 능력있는 엔지니어들이 참여하여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였다. 엔지니어들이 로보 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지 및 보수를 담당하며 소수의 임원들이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고객을 유치한다. 이들 온라인 자산관리회사들은 벤처기업의 형태로 소수의 임직원으로 운영된다. 미국 1위 온라인 자산관리회사인 Wealthfront의 직원 수는 35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로보 어드바이저 자체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외부 유명 인사를 영입하기도 한다. Wealthfront는 경제학자 Burton Markiel을 CIO로 영입하였는데 Markiel은 프린스턴 경제학과 교수로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의 저자이다.



[그림] 로보 어드바이저의 글로벌 총 관리자산 규모 예측 (출처: MyPrivateBanking Research)

이와 같은 장점으로 인해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정보제공업체인 미국 MyPrivateBanking Research에 따르면 로보 어드바이저의 글로벌 총 관리자산 규모는 2014년 140억 달러에서 5년 후에는 2,55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탄생지인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지역을 거쳐, 호주, 홍콩 등으로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들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다수의 벤처캐피탈 회사들은 Wealthfront, Betterment, Nutmeg 등 주요 온라인 자산관리회사에 지분 참여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심지어 기존의 대형 자산관리회사들은 내부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거나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들과 제휴를 맺었으며 더 나아가 이들 업체를 인수하는 등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온라인 자산관리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는 기존 대형 자산관리회사들이 보다 넓은 고객 스펙트럼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자산관리서비스에 온라인 자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미국의 Charles Schwab은 ‘Schwab Intelligence Portfolio’라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직접 구축하였고 Fidelity는 Betterment 등과 제휴하여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BlackRock은 관리자산 6억 달러 규모의 미국 온라인 자산관리회사인 FutureAdvisor를 인수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자체적인 PB 외에 일반 고객에 적합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로보 어드바이저를 개발하기도 하였으나 직접적인 상품 개발보다는 일반 고객에게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곳은 증권사와 투자자문사들로, 이들은 로보 어드바이저를 개발하고 이를 직접 금융상품 개발 및 판매로 연결시키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자체 개발한 로보 어드바이저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연결시키거나 본사 운용형 로보 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았다.

로보 어드바이저를 자체 개발하지 않은 증권사들은 투자자문사의 포트폴리오 데이터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수의 서로 다른 투자자문사들의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활용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하거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관련 기술을 접속하는 등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기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러한 로보 어드바이저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로보 어드바이저의 인기 비결 중의 하나인 높은 수익률 달성이 로보 어드바이저가 주식시장이 급락한 후 지속적인 상승흐름을 탔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탄생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로보 어드바이저가 다수 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시장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에도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이 여전히 필요하다. 로봇이 금융위기와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인간의 관여는 불가피하게 된다.

또한 로보 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부문 전반에 대해 인간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세금문제, 기업승계, 부동산, 보험, 위험관리 등 복잡한 의사결정이 수반되는 부문에서는 여전히 인간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T 기술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는 있지만 다양하고 종합적인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는 금융부문에서의 알파고 이상의 인공지능이 구축되어야만 가능하며 이는 먼 훗날이 되어서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산관리서비스가 아직 인간 상호작용에 의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계가 인간과의 대면에 의한 자산관리서비스보다 친밀감이나 만족감을 능가할 수는 없다. 특히 단순히 수익률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자산증식보다 자산유지 및 관리를 추구하며 사회적 지위를 중요시하는 고액자산가에게는 로보 어드바이저의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간 자산관리자가 사용하는 자산관리 기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자산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다

한편 로보 어드바이저의 장점인 저렴한 수수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온라인 자산관리회사인 Wealthfront, Betterment 등은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 책정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해되고 있으며 파산한 온라인 자산관리회사도 다수이다. 이는 온라인 자산관리회사 간의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이에 따라 수수료율이 더욱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고객 수의 확보가 온라인 자산관리회사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결국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온라인 자산관리는 일정 부분 전통적인 자산관리를 잠식할 수 있는 있으나 그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온라인 자산관리가 전통적인 자산관리를 보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왜냐하면 온라인 자산관리는 기존에 자산관리의 사각지대에 머물던 일반 고객층을 자산관리시장으로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보 어드바이저는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 증가와 더불어 IT 기술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완벽한 인공지능으로 탄생하여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매우 먼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자산관리시장에서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우며 또한 기계없이 인간이 완전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간과 로보 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시장에서 서로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로보 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임이 틀림없다.



출처 :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제공 : 데이터 전문가 지식포털 DBguide.net